생협에서 취급하고 있는 물품은 상품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상품이란 용어 대신 물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이유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대한 깊은 반성과 그 나름의 철학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생협에 참여하고 있는 많은 생협물품을 그저 유기농산물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는 한국의 대다수 생협들이 유기농산물을 취급하면서 성장해왔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라고 봅니다.
생협물품운동은
물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최근 한국의 생협들이 겪고 있는 정체성의 혼란도 결국 생협물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온 것입니다. 생협물품이라는 용어는 단순히
생협이 취급하고 있는 안전한 농산물이나 가공품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생협물품이라는
말에는 생산의 형태와 과정, 유통의 형태, 선택의 과정 그리고 소비에서 파생되는 문화적 효과와 사회적 영향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고정된
의미가 아니라 사회경제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 생협에서 상품 대신 물품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단순히 환경적으로 안전한 물품만을 취급한다는 것이 아니라 생협의 지향과 철학, 운영원칙과 조직시스템,
지역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전반까지도 전환한다고 하는 엄청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물품의 의미는 단순히 유기농산물이라는
차원을 넘어 생활세계 전반으로 확장됩니다.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우리의 생활세계 전반을 상품화 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국의
생협운동이 교육, 문화, 의료, 복지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도 사회 경제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며, 생협물품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