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드림 이야기 〉

인생 떡국 이야기

조회수 1,983 2026-01-05
- 이영희 조합원

어릴 적 우리 옆집에는 떡방앗간이 있었다.
매년 설 무렵이면 떠오르는 떡집의 풍경이 있다.
빨간 고무장갑을 낀 떡집 사장님이, 가래떡 기계앞에서 서서
뜨겁고 말캉한 가래떡을 가위로 뚝뚝 끊어 빨간 다라이에 담긴 물속에 풍덩풍덩 빠트리던 그런 풍경이다.

위 이미지는 실제 사진이 아닌, 이야기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된 이미지입니다.

그 시절엔 집집마다 각자 쌀을 들고가 공임을 주고 떡을 만들었다.
처음 집으로 가져온 가래떡은 따뜻할 때는 조청이나 꿀에 찍어서 먹고,
나머지는 며칠동안 꾸덕하게 말린다음, 야무지게 썰어 겨울철 양식을 마련했었다.
썰어둔 떡은 떡국 뿐 아니라 떡볶이에 뻥튀기까지 여러모의 겨울나기 음식으로 한 몫을 했었다.

어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이웃과 음식을 교류하며,
떡국을 끓이는 방법이 집집마다 가지각색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친구 중에 동네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집 딸이 있었다.
이 친구네 식당에서 먹은 떡국이 너무 맛있어서 비법을 물었다.
아.. 며느리도 모른다는 조미료, 딱 한가지만 넣어서 끓인다고 했다.

친정에선 사골국물이나 멸치육수로 떡국을 끓인다.
파를 숭덩숭덩 썰어넣고, 계란을 휘리릭 풀고, 마지막에 참기름 한방울.
조금 특별한 날엔, 양지나 사태를 덩어리로 끓여낸 육수로 떡국을 끓이고
고기를 결대로 찢어서 고명을 올렸다.
이것이 아마 가장 흔한 떡국일 것이다.

결혼은, 식생활이 한 가족의 고유한 역사이자 문화라는 것을 크게 깨닫게 해줬다.
국가지정민속촌이자 집성촌이 시댁의 본가이다.
“어려서는 외가 것을 먹고 살고, 커서는 처가 것을 먹고 산다”가 가훈이라는 시댁의 본가는
종부가 삯바늘질을 해서 종손에게 양담배를 사드렸다는 유서깊은 양반가다.
이런 집안이다 보니 떡국 끓이는 방식도 남달랐다.
가난하지만 체통을 지키며, 많은 손님을 치러야 하는 양반가에서
귀한 쇠고기를 아껴서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수월하게 대접할 방법이 필요했을 것이다.

다진 쇠고기에 마늘, 청주, 참기름을 넣어 달달 볶다가 국간장으로 진하게 간을 하고, 계란을 풀어 끓인다.
마치 묽은 장조림 같은 이것을 떡국꾸미간장이라고 불렀다.
떡국은, 맹물에 국간장과 소금만으로 간을 하고, 떡을 넣어 끓인다.
맑은 떡국이 완성될 때쯤에 꾸미간장을 넣어 간을 맞추고,
상에 낼 때는 갓 구운 김을 부숴서 넉넉히 올린다.

이토록 간편한 떡국이 나는 입에 잘 맞았다.
조미료를 쓰지도 않고, 라면보다도 끓이기 쉽고, 갓 구운 김 덕분에 제법 시원한 맛도 나는
아주 심심하고 맹숭한 떡국이다. 어릴적부터 쭈욱 이렇게 먹고 자란 우리 아이들도 이 떡국을 좋아한다.
그러나, 손님들에게 이 떡국을 대접했을 때 맛있다는 평을 받아본 적이 없을만큼 맹숭하다.

이런 모든 떡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 나만의 떡국 레시피가 생겼다.
국거리용 쇠고기를 마늘, 청주, 국간장과 함께 달달 볶다가 끓는 물을 부어 끓인다.
거기에 떡을 넣고 끓이다가, 먹기 직전에 갓 구운 김을 넣는다.
이것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나만의 레시피이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 맹숭하지도 않고, 너무 번거롭지도 않은 나만의 레시피.
우리 아이들이 기억할 우리집 떡국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자연드림 쇠고기, 자연드림 국간장, 자연드림의 맛술.. 이렇게 나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졌고,
이것은 우리 가족만의 고유한 맛이 되었다.

이렇게, 나만의 레시피로 완성된 떡국 한 그릇에는,
내가 만나온 사람들과 그 사이에서의 선택들, 취향과 가치관.. 모든 역사와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누구나 이런 인생떡국 이야기 하나쯤 가슴에 새기며 살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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